[과철이] Lec 29 - 패러다임과 창의적 문제해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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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김영 교수님의
과학의 철학적 이해
23-2 의 Lecture note 입니다.
패러다임과 창의적 해결 능력
학습의 목표는 이해인가?
세계 인식과 문제 해결에서 원리(추상적 규칙)가 우선한다는 일반적 통념은, 기억에 대한 폄하와 경시를 낳고 창의성(창조성, 천재성)에 대한 대중적 편견을 강화하여 잘못된 사회, 교육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음.
이러한 대중적 통념은 근본적으로 오류이다.
우리 삶에서의 기억의 중요성
아주 먼 옛날부터 가장 중시되었던 정신적 재능은 기억력.
기억할 것이 전혀 없는 사람은 지극히 매마른 것이 될 수 있음. → 기억이 없는 사람. (ex 소개팅 나가서 할 말이 없는 사람)
지속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는 정신이 그렇지 않은 정신보다 훨씬 풍부하므로, 복잡한 양식의 정보 암기가 헛수고라고 할 수 없다.
창의성과 기계적 암기가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님
다양한 양식의 정보가 기억 속에 가득한 이들은 자율적이고 독립적이다.
기억할 것이 많은 사람은 자존감을 높아질 수밖에 없음. 기억을 경시하는 풍조가 스스로의 자존감을 낮춘다.
학습의 목표는 이해가 아님.
원리가 최우선적이라고 여기는 입장에서는 학습의 최우선 목표가 ’원리 이해’에 있다고 생각할 것.
우리 뇌는 논리적 조합으로 사고하지 않으며, 비유적 조합(패턴 인식)을 통해 사고하기 떄문에 원리 이해만으로 창의성(창조성)이 계발되지 않는다.
신피질에 패턴으로 새겨져야 함 (특정한 조합 세트, 패러다임)
인공지능과의 비교 : 인간의 자연스러운 유연성,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넘어가는 능력은 아직 어떤 인공지능으로도 달성하지 못했다.
인간의 창의적 문제 해결력은 인간의 뇌가 정보를 패턴으로 처리하기 떄문에 가능, 신피질에 수많은 패턴들이 새겨져 있어야 함. 즉 기억이 필수적이다.
이해와 익숙함은 다른데, 이해는 공부의 초기 단계일 뿐 배운 내용을 기억하여 생각의 재료로 반복해서 사용해야 함.
이해가 아닌 능숙해짐이 공부의 목표가 되어야 함. 이해를 목표로 하는 공부는, 집을 짓고 다른 집에서 생활하는 경우와 같음. (갈증 해소와 비슷한 맥락의 이해) 익숙해져야만 학습한 내용의 깊은 의미가 발현되고, 다른 분야와 연결되어 새로운 의미가 생겨난다.
훈련으로 습득한 지식은 습관적 반응처럼 언제든 회상 되어 자연에 대한 이해를 넓혀준다.
그러나 기억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우리 삶에 여러 문제을 안겨줄 때가 많다.
우리 삶의 구조적 모순성
우리의 삶은 모순적인가. (생명, 우리의 삶, 생명 활동,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여러 활동들) 자체가 모순적임. (사회적 모순, 현대사회의 모순 모두가 결국 인간 생명활동에 그 근거를 둠)
모순 : 자기 자신과 반대되는, P & not P
일상적 삶, life 자체, 인간, 기업, 사회, 문화, 문명은 모두 모순적임. 어떤 것을 추구하게 되면 종국에는 그 것과 정반대되는 결과에 도달한다는 것을 의미함. 즉 P를 추구했기 때문에 추구했다는 이유로 not P의 결과를 얻게 됨.
생명 활동의 모순성
유기체가 주변 환경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자신의 엔트로피를 유지, 감소시키는 것은, 생명 활동의 결과 필연적으로 주변 환경의 엔트로피(무질서도)가 증가함.
생명 활동은 필연적으로 주변 환경의 변화를 야기한다.
생명 자체는 자기 보존 활동으로 스스로 질서와 조화를 창조, 유지(엔트로피를 유지시키거나 감소) 하는 것이 목적이나 실제로 외부 환경의 엔트로피는 증가하므로 환경을 변화시켜 부적응한다는 것이다.
적응 자체가 부적응을 낳는 모순적인 현상임.
어떤 유기체가 어떤 환경에 잘 적응하여 번성한다는 것은 그 유기체 자신이 가져온 환경적 변화에 의해 스스로 지양될 위기가 고조되고 있음을 의미.
더 크게 번성할 수록, 과거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처럼 현재의 인간처럼, 그러한 위기는 더욱 크고 빠르게 고조된다.
예를 들어 공룡의 진화와 멸종은, 커다란 겉씨식물 숲을 배경으로 진화한 공룡들에 있어 성공 전략은 키를 키우는 것. 이것을 계속 고수하는 보수적 대응을 통해 쇠락하고 멸종함.
새로이 진화한 속씨식물들이 조성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짐.
삶에서 어떤 커다란 성공을 거둔 사람은 바로 그렇게 성공했다는 이유 때문에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여 언제나 실패하고 만다. 즉 성공의 기억에 사로잡혀 하던 대로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
성공의 비결과 이유가 곧 몰락의 원인, 몰락 근원이 됨.
- 오이디푸스 왕. 성공을 유지하고 가치와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철저히 비타협적으로 투쟁하나, 스스로 의도하진 않았지만 자기자신을 파멸시키게 됨.
오이디푸스 신화에서 그의 영웅적 자질이 성공의 비결이지만, 곧 비극적 결함이기도 함. 그러한 자질로 인해 스스로 파멸의 길을 재촉함.
토마스 쿤 : 과학 혁명은 어떻게 가능한가
정상과학의 구조적 모순성은, 고전적 비극의 구조와 동형적인데, 지극히 보수적 활동으로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과학 혁명,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
패러다임의 지배를 받는 탐구 활동 자체가 특별히 효과적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하나의 길이어야 함.
앞서 언급한 모순성 때문에 외부로부터 도래하는게 과학적 혁명이 아니라 정상과학 내부에 구조적으로 잠재되어 있기 때문에 혁명의 발생은 필연적이다.
새로운 것을 억누르는 경향을 가진 정상과학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을 출현시키는 것에 있어 효과적인 까닭은, 우리의 가장 강력한 동기인 사회적 인정,(인간 존엄성, 인격성, 정체성)을 자극하므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정상과학의 퍼즐 풀이에 전력을 다함.
이 확고한 심리 때문에 오히려 과학혁명으로 나아가는 길이 촉진.
개인적 성공의 보수성
인간 보수성에 대한 통찰과 경고 :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지속적인 성공이란 신화나 허구에 불과한가? : 보수성은 우리의 타고난 기질로 너무도 강력하기 때문에, 여기서 벗어나 유연하게(창조적으로) 대응하면서 성공을 지속해 갈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음.
언제나 성공한 사람으로 기억에 남으려면 성공을 거둔 직후 생을 마쳐야 함.
성공의 기억을 경계하라. 기업이 망하게 되는 일반적인 이유는, 확장이다. 문전성시를 이루던 맛집들도 점포 확장을 시도하다 몰락하는 경우를 종종 관찰할 수 있음.
창조성의 상실로 창조적 소수자가 단지 지배적 소수자로 변질하는 과정. 자가당착적 우상 숭배를 강화시킴. 오만의 죄, 승리의 도취라고 불리는 균형 감각의 상실은 문명 좌절의 일반적 정신적(심리적) 원인.
이러한 보수성이 결국 현재 세대간의 갈등, 틀딱 같은 .. 보수성에의 근거가 되지 않는가.
-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생명의 모순성과 시간
논리학의 모순은 무시간적이다. 시간과 무관하다.
논리적 명제들, 즉 논리적 참은 시간과는 무관하게 성립함.
그러나 life의 모순, 논리적 의미의 모순, 무시간적 모순이 아니다.
life의 모순성을 해결해주는 것은 ’시간’이다. 시간동안 모순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함.
모순을 인정, 예상하고 모순의 발생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창의적 대응을 준비해야만 함. (타이밍에 맞도록)